가장 강력한 치료제, 생활 습관 개선


내가 봉직의 시절에 만났던 환자들 중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다. 이분은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30대 중반의 젊은 사장님이었다. 살도 많이 찌고 피로감이 커서 건강 검진을 받았는데, 지방간이라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 게다가 콜레스테롤과 간 수치도 높게 나와 건강을 돌아보기로 결심하고 진료실 문을 두드린 것이다.


그는 낮 시간엔 일이 너무 바빠서 식사는 하루 한 끼만 먹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물만 먹었다는 뜻은 아니었다. 사무실 한쪽 선반에는 초코파이, 컵라면, 탄산음료를 비롯한 각종 군것질거리가 늘 채워져 있었다. 일이 마무리되는 퇴근 시간은 늘 밤 9시가 다 된 시간이었고, 하루 일과를 끝내고 하루 한 끼의 식사를 10시가 되어서야 먹었다.


그마저도 아내가 차려주는 집밥을 먹는 것이 아니었다. 낮에 일하느라 끼니를 대충 떼운 것에 대한 보상심리로 주로 육식 위주의 외식 또는 배달음식을 술과 함께 먹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사장님은 병원에 찾아오기 전 이미 사무실 안에 늘 비치되어 있던 가공식품들을 모두 치워버렸다. 그리고 아침, 저녁은 과일과 채소를 갈아 마시는 해독주스로, 점심은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먹기로 이미 결심한 상태로 더 자세한 상담과 코칭를 받고 싶어서 병원을 찾아온 것이다.

나는 해독주스 이외에 피로감의 개선을 위해 에너지 생성 및 해독에 필요한 영양소에 대해 설명하고, 음주 습관을 교정하도록 격려했다. 그리고 비타민C를 비롯한 여러 가지 영양제와 유산균을 처방했다. 


석 달 뒤 그를 다시 만났을 때, 그는 놀라울 정도로 몸이 회복되어 있었다. 늘 피곤하던 만성피로가 해결되었고, 체중은 10kg 이상 감량했으며, 간 수치, 중성지방 수치도 정상화되었다.


그의 기존 생활 패턴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의 식습관 덕분에 그의 몸은 정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노화와 질병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변화된 태도와 자세는 내가 만났던 환자들중에 최고였다. 잘못된 방향으로 달려가던 것에서 일단 멈추고 건강을 향해 삶의 방향을 돌이켰다. 건강의 터닝 포인트를 스스로 만든 이 30대 젊은 사장님은 이제 앞으로 결심한 대로 살기만 한다면 건강한 면역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지구상에 생활습관 개선 보다 더 강력한 치료제는 없다. 연구 논문으로 밝혀진 것만 소개하자면, 생활 습관의 개선은 첫째, 원인 불문하고 모든 종류의 사망률을 70%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둘째, 심장혈관인 관상동맥질환 발병 위험도를 83% 감소시켰다.16 셋째, 여성의 당뇨 위험도를 91% 감소시켰고,17 남성의 대장암 위험도를 71% 감소시켰다. 

또, 세계적인 의학 저널 란셋(Lancet)에 실린 라이언 식이 심장연구에서는 심장질환을 진단받은 환자들에게 몇 년간 지중해식 식단을 먹도록 식습관을 개선시켰더니 심장질환이 79%나 감소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세 명 중 한 명이 암으로 사망한다는 뉴스가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암에 대한 두려움이 증폭됐다. 그런데 암은 천재지변이 아니다. 지금까지 연구된 암의 원인을 살펴보면 유전적 원인은 5~10%뿐이고, 환경적인 원인이 90~95%를 차지한다. 즉 대부분의 암은 우리가 생활 습관을 통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뜻이다.


환경적 원인 중 1위는 식습관으로 30~35%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2위는 흡연(25~30%), 3위는 감염(15~20%), 그리고 그 외 기타에는 방사능, 스트레스, 운동부족, 환경오염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 우리 집안에 특별히 암이 유전되는 가족력이 없다면, 내가 생활 습관을 건강하게 바꿈으로써 거의 모든 암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암뿐만 아니라 성인병, 만성질환은 식습관의 개선과 운동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만성질환의 대표주자인 당뇨병과 고혈압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매우 속상해한다. 그러나 약이 아닌 생활 습관 개선으로 치료해 약을 모두 끊고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글: 정가영(히포크라타 면역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