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칼로리 영양실조와 면역력 저하에 시달리는 현대인들

과도한 고탄수화물 식이는 에너지 생산에 필요한 티아민을 상대적으로 부족하게 만든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텅 빈 열량 식품(empty calorie food)이다. 주로 달콤한 과자, 빵, 떡과 같은 종류로, 백미, 흰 밀가루, 설탕 등 비타민, 무기질과 같은 영양성분은 거의 없는 고열량의 식품을 일컫는다.

평소에 영양소를 잘 챙겨먹는 건강한 사람이 기호식품으로 가끔 섭취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이미 만성피로에 시달리고 있으면서 매일 바쁘다는 핑계로 빵이나 떡, 또는 과자로 끼니를 때우는 생활이 지속되다 보면 이는 곧 ‘고칼로리 영양실조(high calorie malnutriton)’ 상태로 이어지고, 이는 만성피로를 더 악화시킨다. 


이뿐만 아니라 결국 자율신경계 기능저하를 비롯한건강상의 중대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회식이나 접대를 위해 습관적으로 과음을 하는 직장인이라면 알코올 분해에 티아민을 다 써버리는 셈이 된다. 


그래서 정작 내가 먹은 음식에서 에너지를 얻어야 할 때는 티아민이 부족해져서 계속 피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티아민의 결핍을 초래하는 식품이 몇 가지 더 있다. 커피에는 티아민의 작용을 저해하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생선회에는 티아민 분해효소가 들어 있어서 애써 섭취한 티아민을 분해하여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평소 커피를 매일 마시는 직장인이 횟집에서 과음을 한 다음 날이라면 빠른 회복을 위해 티아민을 정맥주사로 공급하는 ‘마늘주사’가 도움이 될 것이다. 마늘주사에는 마늘추출물이 들어 있는 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마늘 주사의 성분은 생체이용률을 높인 활성형 티아민 ‘푸르설티아민’이며, 마늘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마늘 주사를 맞았는데 몸이 개운함을 느꼈다면 그 사람은 평소에 티아민 결핍이 있었다는 반증이다.


자녀가 공부를 잘하기 원한다면 에너지 대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티아민의 결핍으로 뇌세포의 에너지대사가 떨어지면 집중력과 암기력 등 뇌기능도 함께 저하된다.


그런데 특히 요즘 10대들이 즐겨 먹는 콜라, 패스트푸드는 대표적인 텅 빈 칼로리 음식이다. 또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과자 등 가공식품에는 식품보존제, 산화방지제로서 아황산염이 들어 있는데, 이는 티아민의 기능을 방해해 티아민 결핍 상황을 만든다.

티아민은 곡식의 껍질에 많이 들어 있다. 따라서 백미보다는 현미가 티아민이 훨씬 풍부하다. 또 해바라기씨, 껍질째 먹는 땅콩도 티아민의 좋은 공급원이다. 뭔가 입에서 씹히는 간식이 필요하다면 가공식품인 과자 대신 견과류를 먹어보자.


과자, 빵과 같은 가공식품, 패스트푸드를 거의 주식으로 하는 10~20대 자녀가 있다면 고칼로리 영양실조 상태는 아닌지 반드시 체크해보길 바란다. 텅 빈 칼로리 음식들을 줄이고, 부모와 함께 평범한 한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자녀들의 두뇌 활동, 집중력이 향상될 것이다.


최근 1인가구가 늘고, 에어프라이어가 인기를 끌면서 냉동식품의 소비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조리되어 나온 냉장/냉동 간편식 위주의 식사에는 식품첨가물이 들어가게 마련이며 티아민 등의 영양소가 부족해지기 쉽다.


이러한 간편식보다는 신선한 식재료를 요리에 필요한 만큼만 손질해 세트로 판매하는 밀키트를 추천한다. 물론 냉동식품보다는 번거롭겠지만 세척, 손질의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비교적 간편하게 건강한 식탁을 차릴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어릴 때만 해도 먹을 것이 참 귀했는데, 지금은 손만 뻗으면 마트에 가서 손쉽게 배고픔을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진짜 영양소를 잃어버리고 건강의 위협을 받게 되었다.

우리의 건강, 면역력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편함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부드러운 백미보다는 까끌까끌 느낌이 나도 오래 씹으면 구수한 향이 있는 현미와 친해져보길 제안한다. 피로감이 완화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