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독성을 아시나요?

면역독성(Immunotoxicity)이란 사람이 의약, 농약, 일반 화학물질, 환경오염 물질에 노출돼 인체의 면역 시스템에 발생하는 이상 증상 및 유해한 영향을 뜻한다. 산업화에 따라 개발된 여러 가지 새로운 인공 화학물질들은 면역 시스템을 계속 위협해오고 있다. 이는 그동안 수많은 연구들을 통하여 밝혀진 사실이다.


환경 호르몬, 인공 화학물질에 의한 면역 시스템의 변화는 면역력을 약화시키기도 하고 잘못된 면역반응을 유도하기도 한다. 면역세포들의 활동을 억제한다면 병원균이나 암세포들에 대한 경계를 느슨하게 만들어 감염성 질환이나 암의 발생빈도를 높일 수 있다.


한편 불필요하고 잘못된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것은 바로 자가면역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과일, 채소의 해충 방지에 사용되는 농약인 ‘디엘드린(dieldrin)’은 적혈구에 대한 자가 면역 반응을 유도하여 용혈성 빈혈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자가 면역 질환이란 이처럼 내 몸의 면역세포가 건강한 정상 세포를 적군으로 오해해서 염증을 일으키는 모든 질병을 통칭하는 말이다. 자가 면역 질환에는 전신 홍반 루프스(Systemic erythematous lupus), 쇼그렌병, 류마티스 관절염, 제1형 당뇨, 하시모토 갑상선염, 건선, 전신성 경화증 등 80여 종의 질병이 있다.


혹자는 자가 면역 질환의 병인을 ‘면역력이 너무 강해서’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틀린 이론이다. 면역세포의 주된 임무는 ‘나’와 ‘타인’을 구별하는 것이다. 내 몸을 구성하는 세포를 공격한다면 그것은 면역세포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것이지, 면역력이 과해서 생기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면 자가 면역 질환은 왜 생길까? 면역세포는 도대체 왜 내 몸 속의 세포들을 ‘적’으로 착각하기 시작한 걸까?

자가 면역 질환은 산업화 이후 급격하게 유병률이 증가한 질병 중 하나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산업화라는 시대적 변화에 따라 사람들은 불가피하게 수많은 인공 화학물질들(제초제, 방부제, 인공향료, 표백제 등)에 노출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화학 물질들이 면역세포들을 헷갈리게 하고 면역 시스템을 교란시켜 자가 면역 질환을 유발하는데 공헌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들을 통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


우리는 수많은 가공 식품들을 먹고 산다. 과일, 곡식, 채소, 고기 등을 있는 그대로 먹으면 좋겠지만,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가치인 편리함을 선택한 우리는 비닐봉지에 담긴 과자, 캔에 담긴 음료수 등을 섭취하기도 한다. 그 안에는 인공감미료, 향미증진제, 점증제, 유화제 등 다양한 인공 화학물질, 즉 제노바이오틱스들이 첨가되어 있다.

식품 첨가물들은 내 몸에 들어오면 면역 시스템에 혼선을 줄수 있다. 유화제(emulsifier), 무기염류(inorganic salt), 유기용매(organic solvent)는 앞서 설명했던 장내 치밀이음부를 공격하는 자가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소화관내로 들어온 음식에 대한 1차 면역방어선, 즉 전방을 지키는 치밀이음부을 파괴한 결과 장내 상피세포의 투과도(intestinal permeability)가 올라가,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을 유발한다. 장누수는 아토피성 피부염을 비롯한 여러가지 자가면역 질환이 생기는 핵심 원인이다.


또 그 외에도 점진제, 가소제, 유화제와 같은 식품 첨가물은 병원균 중 한 종류인 마이코박테리아의 일부 구성 물질과 분자구조의 유사성을 가짐으로서 면역 시스템으로 하여금 마치 병균인 마이코박테리아가 들어왔다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 결과 면역세포들은 적군 없이도 체내에 염증성 사이토카인, 즉 무기를 발포하는 자가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이것이 바로 최근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크론병의 원인 중 하나로 식품 첨가물이 지목된 이유이다.

글: 정가영(히포크라타면역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