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세포들의 최전방, 장

훈련소를 통과해서 정식 군인이 된 면역세포들은 각자 부대에 배치를 받게 된다. 우리몸의 군부대는 어디일까? 


바로 편도선, 아데노이드, 림프절, 비장, 그리고 맹장이라고 불리는 충수돌기이다. 이곳에서 24시간 대기하고 있다가 적군이 감지되면 무기를 생산하기도 하고 적이 침입한 장소로 혈류를 타고 신속히 이동하기도 한다.


그래서 감기 걸리길 때 목부터 아픈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호흡기를 통해 들어오는 바이러스, 외부 침입자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군부대가 바로 ‘편도선’이기 때문이다. 편도가 붓는 것은 이 바이러스에 대응하여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몸에 가장 많은 군인들이 모여있는 곳은 어디일까? 군부대는 소위 전방이라고 말하는, 국경 인근에 주로 많이 배치된다. 우리 몸의 최전방은 바로 입에서 항문까지 이어지는 통로인 ‘장(gut)’이다.


우리는 ‘먹는다’는 행위로서 수초 내에 몸 밖에 있던 물질을 입을 통해 몸 속으로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음식은 기본적으로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영양분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안에는 바이러스, 세균 등의 병원체도 포함된 경우가 많다. 


또한이 음식들은 소화효소에 의해 세포에서 흡수될 만큼 작은 입자로 쪼개지기 전까지는 내몸 속에 들어와 있는 외부인이다.


면역세포 즉 군인의 입장에서는 잠재적인 적이 하루에도 수차례 지나가고 있는 최전방이 바로 ‘장’이다. 전체 군인의 80%가 장에 주둔하고 있다. 장은 주로 음식물을 소화시키고 흡수하는 곳으로만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우리 몸의 가장 큰 면역기관이 바로 ‘장’ 이다.

글: 정가영(히포크라타면역클리닉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