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청소, 글림프 시스템

깊은 잠을 잘 때 뇌척수액이 뇌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 낸다


몸의 모든 부분은 세포 사이사이에 쌓인 이물질이나 찌꺼기를 제거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깨끗이 청소되어야 한다. 이처럼 중요한 정화작업을 담당하는 기관은 림프계로 알려진다. 단백질과 백혈구를 포함한 림프액이 몸 구석구석을 따라 흐르며 불필요한 찌꺼기를 씻어 낸다.


그 동안 뇌는 뇌혈관 장벽이 막고 있어서 림프액이 뇌 안으로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년 전에 림프액이 하는 역할처럼 뇌척수액이 뇌 안을 돌아다니며 세포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 낸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했다. 


“글림프 시스템 (glymphatic system)”이라는 이 과정이 일어나는 동안 뇌척수액이 뇌 안을 잘 돌아 다닐 수 있도록 깊은 잠을 잘 때 뇌세포 크기가 실제로 줄어든다.


깊은 잠을 자면 뇌 청소 과정이 깨어 있을 때보다 20배 빨라진다. 잠을 잘 자고 나면 다음 날 몸이 가뿐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나면 밤사이 머릿속에 쌓인 노폐물이 씻겨 나가서 말 그대로 맑고 상쾌한 상태로 깨어나는 것이다.


‘글림프 시스템’은 잠을 깊이 잘 때 수면 사이클 초반에 일어나는 특정 단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일어난다. 이 과정은 소화가 일어날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양의 혈액 공급이 필요하다. 


따라서 잠 들기 직전에 무언가를 먹으면 소화하느라 혈액이 모두 위로 가게 되므로 뇌로 갈 혈액이 충분하지 않고 뇌 청소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글림프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뇌를 청소하지 못하면 ‘렉틴’과 ‘지질다당류’ 등 여러 가지 독소와 ‘아밀로이드’가 뇌에 쌓여서 알츠하이머 등을 일으킨다.


따라서 마지막 식사 시간과 취침 시간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좋다. 그 간격이 최소 네 시간 정도는 되어야 한다. 늦은 시간에 저녁이나 야식을 먹으면 우리 몸은 밤새 그 음식들을 소화하느라 뇌 속에 쌓인 노폐물을 청소할 시간이 없다. 


매일 청소하기 어렵다면 일주일에 하루 혹은 그 이상 저녁을 거르는 간헐적 단식으로 잠들자마자 뇌로 피가 충분히 공급될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